김정은, 신형 ICBM ‘화성-20’ 개발 시사···방중 직전 미국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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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1일 미사일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해당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 재료 연구분야 전문가들을 만났다고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탄소섬유 복합 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를 제작하고 지난 2년간 8차례에 걸치는 지상 분출 시험”을 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 결과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문화된 계열 생산 토대 구축 문제”를 협의했다.
통신은 “탄소섬유 복합 재료를 이용한 신형 고체 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으로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9’형 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20’형에 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전략미싸일 무력의 강화와 능력 확대에서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연구원들을 치하하며 “높은 급의 국가 표창을 수여”할 것을 제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다자 외교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하고자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 신형 ICBM 개발 추진 행보를 통해 대미 억제력을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새로 만들어진 중요 군수기업소의 미사일 종합 생산 공정 현장을 점검한 것도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현대화된 생산 공정이 확립”됐다며 “국가적인 미싸일 생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장성됐다”고 밝혔다.
이날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했다. 최선희 외무상 등 노동당과 정부의 주요 간부들이 수행했다.
강원 동해·삼척·태백시가 소비심리 회복과 소상공인 등의 경영 안정을 위해 지역 화폐의 인센티브를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동해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무릉제, 추석, 연말연시 등 소비 성수기에 맞춰 지역 화폐인 동해페이 인센티브 지급률을 기존 10%에서 최대 20%로 상향한다고 29일 밝혔다.
삼척시는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삼척사랑카드 구매 한도를 월 1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인센티브도 15%까지 상향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척시민들은 지역 화폐를 월 최대 100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고, 인센티브 혜택으로 최대 15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삼척시는 이번 조치를 통해 가계 부담 완화는 물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한 소비 촉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백시도 경기 침체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오는 9월 1일부터 연말까지 지역 화폐인 ‘탄탄페이’의 인센티브를 상향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에 따라 탄탄페이의 기본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15%로 높아진다.
월 구매 한도는 현행과 같이 50만 원으로 유지된다.
다만 추석 명절이 포함된 10월 한 달간은 월 구매 한도를 100만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지역 화폐의 할인율과 한도를 확대하면 지역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의혹의 최정점인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수사 개시 58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재판에 넘겨진 것,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것 모두 헌정 사상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각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에 해당한다.
지난 12일 구속된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으로 8억10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가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합계 2억7000여만원 상당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총 58회를 명씨에게서 무상으로 받은 뒤 명씨로부터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국민의힘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같은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통일교 고위 인사였던 윤영호씨(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윤 전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정부의 조직, 예산, 인사를 지원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각각 1000만원 안팎의 샤넬 가방 2개와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받은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기소하면서 김 여사가 취득한 범죄수익 10억3000여만원에 대한 추징보전도 청구했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릴 것에 대비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추징보전 청구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익금과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 가액에 명씨로부터 받은 여론조사 가액의 절반(1억3700여만원)을 합해 산정됐다. 특검팀은 남은 여론조사 가액 절반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추징보전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목걸이 등 고가 물품 수수 의혹을 비롯한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김 여사는 이날 기소 직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향후 재판과 특검의 추가 소환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인사청문회가 남았지만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 중에서 가장 잘된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돋보이는 점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원 후보자의 지지 입장과 여성에 대한 폭력(gender based violence)과 관련한 활동 이력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반(反)성매매 운동 참여다. 원 후보자는 성산업 종사 여성들을 지원하는 여성운동 단체인 사단법인 막달레나공동체 이사(2006~2020)와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 모니터링위원회 위원(2015~2017),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보다상담소 운영위원장(2018~2023)을 지냈다.
가정폭력(아내에 대한 폭력)과 성매매는 가부장제의 기반, 모형(母型)이다. 그만큼 역사가 깊으며 피해가 광범위하고 해결이 어려운 사안이다. 그중 성매매는 ‘음지’의 문제로 여겨지는 데다 활동가나 연구자 등 전문가들도 다른 여성 폭력 분야에 비해 매우 적다. 적은 인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당사자, 활동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노동이냐 폭력이냐” 등의 논쟁적인 이슈가 많다.
지금은 여러 번의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2004년 처음으로 제정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일명 성매매방지법)은 오랜 세월 동안 여성운동가들이 헌신한 결과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법은 당시 미국 국무부가 한국을 국제 성매매의 중간 기착지로 판단하고 여성 인권 후진국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가 ‘국가 망신’을 피하기 위해 제정을 서둘렀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은 ‘성매매 천국’으로, 사회 곳곳에 성매매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성매매 경제 규모는 매년 약 7조원에서 24조원까지로 추정된다.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오히려 규모는 증가하고 업태는 다양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대책은 미비하다.
심지어 아직도 성매매가 불법인 줄 모르고 ‘여성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성매수 남성들이 경찰에 성산업 종사 여성을 신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수를 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일부(?) 남성들의 성폭력에 대한 무개념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조(自助)’ 커뮤니티를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성폭력 요령과 법망을 피하는 법을 공유하거나(김보화, <시장으로 간 성폭력>), 성매수 경험을 나누는 남성들의 온라인에서의 무용담(황유나, <남자들의 방-남자 되기, 유흥업소, 아가씨 노동>) 사이트가 붐빌 정도로 심각하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기는커녕 불법인지 아닌지조차 모르거나, 불법인 사회에 불만이 많은 남성 문화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성산업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여성주의 정치경제학자 김주희의 저서 <레이디 크레딧-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부채 문제를 통해 ‘업소-금융권’ 카르텔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착취 시스템을 추적한 역작이다. 흥미와 논쟁이 쟁쟁한 이 책은 여러 가지 통찰이 빛나지만 나는 특히 성매수 남성들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사회는 성산업 문제를 판매(되는) 여성의 문제, ‘여성 문제(women’s problem)’로 여기고 이에 집중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 낸다고 할 때, 진짜 문제는 성을 사고 또 살 수 있다고 믿는 남성 문화다.
‘텐프로’와 중소 업소
이 책에서 일본의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매춘의 가격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분석을 내놓는다. 성매매에서 오가는 돈은 남성이 여성에게 지불하므로 마치 남자가 여자에게 매기는 가격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남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욕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있는 여성에게만 욕정을 느낌(그렇다고 자신에게 암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욕이 평범한 남성의 성욕과 다르다는 -더 고급이라는- 것을 자신과 다른 남성에게 증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참고한다면 ‘텐프로’ 업소를 통해 ‘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은, 결국 여성 접대부가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남성 고객이다(이른바 ‘텐프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 중에서 외모가 ‘상위 10%’에 속하는 여성이라는 의미도 있고, 업소나 마담이 여성의 봉사료에서 10%를 가져가기 때문에 ‘텐프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텐프로 업소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업소도 있기 마련이다. 텐프로가 아닌 업소는 가격이 저렴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나이가 많은 여성, 체격이 아주 큰 여성 혹은 아주 마른 여성, 트랜스젠더 여성, 장애 여성 등 성산업에서 만나기 어려운 여성들이 일하는 소위 하드코어 업소로 분류되는 곳을 주로 찾는 남성들이 있다. 이들의 욕구는 분명하다. 화끈하고 색다르게 놀기 위해서다.
이 같은 ‘중·하급’ 업소에서는 쉽게 수용되기 힘든 남성 손님의 성적 판타지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업소의 역할은 공고하다. 성매매 업소의 서열화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여성의 외모가 아니라 남성의 다양한 욕구에 따라 정해진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최근 경향신문 온라인판 보도에 따르면,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성매매 업소를 찾아 라이브 방송으로 여성들을 생중계한 유튜버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6일 청주지법 형사1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주거수색·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는데, 이는 너무나 적은 형량이다. 가해 용의자는 성매매 흔적을 찾겠다며 업소 내부를 마음대로 수색하거나 촬영을 피해 밖으로 나가려는 여성들을 몸으로 막아선 혐의도 있다. 더구나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또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받았다. 이런 범죄가 왜, 어떻게 가능할까.
매매가 아니라 성별이 근본 문제
2004년 처음 성매매방지법 시행 당시 여성가족부는 거리 곳곳에 “성매매는 범죄입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게시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성매매의 핵심은 매매에 있다기보다는 성별에 있다. 성매매는 비대칭적이다. 여성이 남성의 성을 사는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에 비해 극히 미미하며 조직화,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많은 남성이 성구매 경험이 있지만, 모든 여성이 남성의 성을 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에 대한 낙인은 남성이 아니라 전체 여성들에게 가해지며, 여성들을 분류하는 도구가 된다.
성산업은 가장 성별 분업화된 직군이자 젠더 폭력의 원형이 되는 제도이다. 성매매 제도가 있어야만 성폭력이 줄어든다는 통념은 현실과 반대이다.
이러한 논리는 남성의 성욕은 억제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어느 사회든 성매매가 활발할수록 성폭력도 늘어난다. 일본의 공창제가 전시 군 위안부 제도의 원형이 되었던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전시든 평시든 남성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남성 비하이기도 하다.
특정 성별의 사람들이 다른 성별의 성을 구매(소유)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성차별이다. 남성은 몸이나 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존재로 여겨지지만 여성은 성매매 제도로 인해 생물학적, 성적인 존재로 환원된다. 이러한 구조는 ‘여성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논의와 무관하다. 여성의 ‘선택’은 구조에 대한 개인적 대응일 뿐이다.
주지하다시피 여성가족부 규모는 너무 작다. 초미니 부처다. 2023년 기준, 부처별 공무원 평균 인원은 약 5800명인데 여가부는 겨우 300여명이고, 예산은 정부 전체의 0.2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제까지 정부 부처로서 여가부에 대한 논쟁은 여성이 먼저냐, 가족이 먼저냐, 청소년이 먼저냐 등을 놓고 공허한 논의를 되풀이해왔다. 이러한 공전(空轉)을 넘어서 구체적인 사회 문제로서 젠더 현상에 집중해야 한다.
1998년 발족한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이후 지금까지 성매매 현장을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가족부 수장은 -내가 아는 한- 없다. 성매매는 여성주의에서도 논란이 많고 생소한 문제다. 새로운 정부, 새로운 장관으로부터 성매매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2015년 이후 줄곧 수출 품목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체 수출의 약 26%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특정 산업에 대한 쏠림이 심화하면 국내 경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반도체 수출액은 879억8173만8000달러(약 122조4000억원)로 같은 기간 전체 수출(3955억6915만1000달러)의 22.24%를 차지했다.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25%를 찍은 데 이어 지난달(잠정치)에는 이를 넘어서는 25.9%를 기록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 150억9800만달러를 더하면 올해 1~8월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한다.
반도체 수출액이 15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지난달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립 등 수요가 크긴 하지만, 이는 업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규모다. 반도체 호실적의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AI 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DDR5 8Gb(기가비트) 고정가격은 5.7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8% 증가했다.
또 미국의 품목관세 부과에 앞서 재고를 확보해놓으려는 ‘사재기’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공식적으로 추적은 안 되지만 미국의 관세나 규제가 더 본격화하고 강화되기 전 사재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의심은 든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2주 안에 반도체에 부과하는 관세를 설정하겠다며 관세율은 “200, 300%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반도체 호실적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호조세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다 내년쯤 한 번 정도 쉬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호실적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긍정적 분석도 있지만, 반도체는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주기가 있는 산업이라 신산업 육성으로 변동성에 따른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를 내세우며 수출 통제 조치 등을 하고 있는데 반도체는 한국이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는 변동성이 큰 품목이고 (호황) 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반도체나 자동차 생산시설 해외 이전 등에 따른 구조적 쏠림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신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K컬처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농수산품·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품목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달 농수산품과 화장품 수출액은 2차전지·가전을 넘어섰다”며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담당 부처와 협의해 수출 품목 다변화를 위한 중장기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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