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어떤 길을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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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신의 왕이라도 이미 죽은 이들을 살려낼 방도는 없었다. 고민하던 제우스는 마침 눈에 띈 개미굴의 개미들을 모두 아이아코스의 백성으로 변신시켜 빈 땅을 채워주기에 이른다. 이후 아이기나섬의 사람들은 개미라는 뜻의 ‘뮈르미돈(myrmidon)’이라 불렸는데, 이들은 사람이 되었어도 여전히 개미 시절처럼 근면하고 성실하며, 국가에 충성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 설화처럼 개미는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에도 나오듯 근면 성실의 대명사이다. 또한 ‘개미군단’이라 지칭될 때는 작지만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효율적인 집단이라는 뜻도 함께 가진다. 이는 생물학자들의 관찰로도 증명되었다.
먹이를 찾아 나선 개미 떼들의 귀갓길은 그야말로 잘 훈련된 군대의 행진과도 비슷하다. 이들은 각자 제 몸무게의 몇배씩이나 되는 무거운 먹이를 잘도 짊어진 채, 한눈팔지 않고 앞선 개미들의 뒤만을 부지런히 따라간다. 이들을 이끄는 것은 앞선 개미들이 분비한 페로몬 신호이다. 개미들은 주로 화학적 신호, 즉 냄새에 의해 외부 자극을 인식하기에 앞선 개미의 체취는 그 어떤 내비게이션 정보보다도 정확해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눈 밝은 과학자들은 이렇게 규칙을 잘 지키고 성실한 개미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도 알아낸다. 일부는 실수로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냄새 정보가 아니라 시각 정보에 의존해 새로운 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도 한다. 그리고 개미 집단의 규모나 크기에 상관없이 이런 ‘길치’ 혹은 ‘개척자’ 개미들의 비율은 5~1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다수의 개미들이 따르는 길은 집으로 가는 것이 보장된 ‘확실한 길’이다. 하지만 이탈자 개미들의 앞에 놓인 길은 귀가가 보장되지 않는 ‘불확실한 길’이며,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위험한 길’이다. 확실한 길을 두고 미지의 경로로 나서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일정 비율의 개미들은 늘 이런 위험하고 불확실한 길로 들어서곤 한다.
이렇게 일탈한 개미들의 상당수는 예상대로 무사히 귀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 중 아주 일부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해 집단의 부를 늘리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더 빠르고 좋은 길을 찾아내 전체 루트를 개선하기도 한다.
개미 집단이 소수의 일탈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보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행동이 장기적 혹은 거시적으로는 집단의 생존력을 높이는 전략적 탐색이기 때문이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지난 주말, 특별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가졌다. 행사장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뜨거웠다’. 하지만 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무더위가 아니라, 단조로운 일상에 무디어진 열정을 되살리는 불씨에 가까워 오히려 기꺼운 뜨거움이었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들이 주로 참여한 이 행사는 ‘비 더 퍼스트!(Be the First!)’라는 기치에 맞게, 미래에 지어질 달 기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 주제를 제안하는 자리였다. 달은 이미 1969년에 인류에게 첫 방문을 허락했지만, 이후로 반세기가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인류 거주불능 구역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에 연구소를 세우고 거기에서 연구할 주제를 공모한다는 것은 지금의 시각에서는 현실적 제안이라기보다는 허구적 공상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선에 참여한 젊은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는 지극히 이상적이었으되, 그들이 내놓은 연구 제안서는 더없이 현실적이고 진지했다.
수상자 중, 고3 학생의 소감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처음에는 내신 수행평가를 위해 가볍게 생각해냈던 아이디어가 이 대회와 맞물리면서 점차 빠져들어 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에 몇개월을 매달렸다는 말에서 정해진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누군가의 모습 말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12·3 불법계엄을 민첩하게 해제함으로써 내란의 예봉을 꺾었다. 계엄 해제의 바탕에는 30여년에 걸쳐 진행된 지구촌 정보혁명을 전자(電子)민주주의(전민주의)로서 체화한 시민들의 저항이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우리 전민주의 시스템의 공신력을 확인한 다수의 사법적 판결과 이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지지로 잦아들었다. 이렇듯 전자 시스템에 근거한 전민주의는 현세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세계인이 함께 주시한 이 격변에서 전민주의는 어떻게 작동했는가. 국민은 국가와 자신의 운명 결정에 자유롭고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자유·평등). 국민의 의사는 긴박한 시국에 그대로 즉시 반영됐다(정확·신속). 국민의 의사는 실시간으로 공개됐고 교차검증을 거쳐 수정·보완됐다(개방·검증). 끝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는 자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국가와 자신의 운명에 어떤 상반된 결과를 낳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상반·불확실).
위의 앞 세 가지가 바람직하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네 번째는 어떠한가? 대개 이분법적이며 상반되는 결정이 낳는 불안정성을 낮출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안정되고 성숙한 사회 체제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사회 체제를 구현할 방안이 있을까? 필자는 아래에서 양자기술을 토대로 한 양자(量子)민주주의(양민주의)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제안한다.
양자는 20세기 초 미시세계 물리학의 양자역학 분야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비전문가에게는 대개 생소하다. 하지만 2022년 노벨 물리학상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양자중첩, 양자얽힘 등 용어에 친해지는 중이다. 이들의 유용성은 최근 거시세계의 물리 현상 및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의사결정 등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 양자중첩이란 어떤 대상이 우리가 모종의 확인을 하기 전까지는 두 가지 이상의 상태로 공존한다는 것이다. 내일 비가 올 수도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는 중첩이고, 비 올 가능성은 예를 들면 60%라는 식으로 확률적이며 비결정론적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양자중첩, 양자얽힘 등을 제어하는 양자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보편화해 양자혁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양자 시스템을 이용하는 양민주의는 전민주의와 무엇이 다르며 어떤 이점이 있을까? 의사 수렴의 대표 격인 투표로 살펴보자. 첫째, 전민주의에서처럼 양자택일적인 결정이 아니라 양자중첩 기술에 의해 확률적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투표 행위가 한순간 종결되는 현재와 달리 투표 기간에 허용되는 충분한 횟수만큼 위 확률적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양자중첩의 확률적 다중선택을 통해 투표자는 자신의 ‘진심’을 투표 결과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투표에 고려되는 주요 변수들을 양자얽힘으로 짝지음으로써 합리적, 무모순적인 결정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들로써, 투표자는 의사결정에 수반되는 미래 불확실성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인류는 다시 역사적 변혁의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선도적 양민주의 도입에는 사회·문화적, 기술적 측면 등을 포함해 여러 논란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이 체제는 전민주의를 초월해 새로운 차원에서 민주적 다양성과 안정성을 구현함으로써 한층 성숙한 인류 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고통과 비극을 줄이는 변혁을 모색하는 사람들, 공동선을 지지하고 실천하는 대중, 그리고 우주에 내재하는 창발성의 어우러짐이 역사의 경로를 그려온 것 아닌가.
한국 사회가 양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체제를 인류에 제안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능할까? 인류 문명의 향배는 중첩되고 얽혀 있다. 미래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비결정론적 원리처럼 우리 자신이 주목하고 선택함으로써 결정돼 가는 것이 아닐까.
며칠 전 패션 디자이너들의 모임이 있었다. 마치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절반 이상은 블랙, 나머지는 화이트를 입고 왔다. 한여름 더위에도 누군가는 블랙 셔츠에 쇼트팬츠를, 또 누군가는 블랙 티셔츠에 롱스커트를 입었다. 최소 20년 이상 업계에 몸담아온 이들이라 그런지 과하게 멋을 부리지 않아도 무심한 듯 한 끗 차이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같다.
여름은 밝고 가벼운 색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이들은 여름에도 블랙을 입는다. 도심을 걷다 보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검정 옷을 입은 사람에게 눈길이 간다. 블랙을 입는다는 것은 결국 스타일링에 대한 철학의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이 선택하는 컬러는 단연 블랙이다. 블랙은 더운 계절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해야 할 색이 아니라 나만의 감각을 섬세하게 표현해주는 색이다.
땀을 걱정하기보다 실루엣을 생각하는 사람, 덥다는 말보다는 멋을 말하는 사람. 여름에도 블랙을 입는 사람은 계절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블랙이 ‘시크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블랙이 가볍고 시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정답은 ‘소재’에 있다.
리넨(마직물)은 피부에 달라붙지 않아 바람이 통하는 듯한 시원함이 있다. 구겨져도 그 주름이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블랙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셔츠, 드레스, 팬츠, 스커트 등 여름철 모든 아이템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보일(얇은 거즈직물)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은근한 비침이 있다. 한 겹만 입어도 시원하고, 블랙에 산뜻함을 더해줄 수 있다. 셔츠나 블라우스, 볼륨감 있는 스커트에 특히 잘 어울린다.
크레이프(주름직물)는 표면의 미세한 요철로 깊이감과 적절한 무게감을 지닌다. 구김이 적고,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게 흐른다. 톱이나 블라우스, 원피스처럼 드레이프(자연스럽게 늘어지는 주름과 곡선)가 중요한 아이템에 적합하다.
저지(면으로 만든 운동복 소재)는 신축성이 좋아 활동하기에 편하다. 얇게 짜인 여름용은 가볍고 시원하며, 티셔츠와 드레스 모두에 잘 어울린다. 볼륨이 넓은 드레스나 간결한 일자형 드레스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비스코스(인견)는 매끄럽고 차가운 촉감이 특징이다. 늘어뜨렸을 때 자연스러운 주름이 잡히는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블랙 컬러의 실루엣이 유려하게 떨어진다. 톱, 팬츠, 원피스 등 다양한 실루엣을 소화할 수 있는 여름철 전천후 소재다.
코튼 포플린(평직 면직물)은 빽빽한 평직으로 짜여 표면이 매끄럽다. 청량한 촉감과 단정한 형태감을 유지하며, 셔츠, 원피스, 팬츠, 아우터까지 사실상 모든 아이템 제작에 활용 가능한 범용성 높은 소재다.
여름철 블랙 소재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 데일리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브랜드 ‘더 로우’는 블랙 실크 크레이프 소재로 절제된 롱드레스를 선보인다. 크레이프는 깊이감을 더하고, 드레이프성이 뛰어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흐른다. 덕분에 롱드레스의 실루엣이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떨어진다.
‘토템’은 민소매 비스코스 니트 상의에 얇게 비치는 보일 스커트를 매치해 우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스타일을 제시한다. 비스코스는 매끄럽고 시원한 촉감으로 블랙의 선명함을 살리고, 니트에도 부드러운 흐름을 더한다. 보일 소재 스커트는 가벼운 비침과 공기감으로 산뜻한 볼륨을 연출한다.
‘로에베’는 고급스러운 실크 골지 니트와 코튼 배럴 레그 팬츠로 여유로운 캐주얼룩을 완성한다. 실크 니트는 부드러운 광택과 매끄러운 촉감으로 상체 라인을 정제되게 감싸고, 코튼 배럴 레그 팬츠 특유의 허벅지 볼륨과 발목 쪽으로 좁아지는 곡선 덕분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블랙 팬츠 스타일이 갖춰진다.
‘자라’는 리넨, 보일, 크레이프, 코튼 포플린 등 여름 블랙에 어울리는 소재를 거의 모두 갖추고 있다. 셔츠, 드레스, 팬츠, 스커트까지 실루엣의 폭도 넓어, 한 시즌 안에서도 다양한 결의 블랙 룩을 경험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최근 코튼 배럴 팬츠로 공전의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냈다. 허벅지에 볼륨을 주고 발목으로 좁아지는 곡선형 실루엣 덕분에, 블랙 팬츠임에도 답답하지 않고 경쾌하다. 여기에 저지 티셔츠, 리넨 셔츠 같은 여름 블랙의 기본 아이템을 더하면 유행과 실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무신사’는 스트리트 감각이 가미된 여름 블랙 아이템이 강점이다. 보일 소재 스커트나 크레이프 원피스처럼, 소재 특유의 질감을 트렌디한 실루엣에 입혀 새로운 여름 블랙을 제안한다.
블랙을 잘 입는 방법은 상·하의 소재를 다르게 매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답답해 보이지 않고, 같은 블랙 컬러라도 두께감의 차이로 한층 가벼운 인상을 줄 수 있다. 상의가 민소매라면 하의는 길게, 상의가 긴소매라면 하의는 짧게 입는 것만으로도 경쾌해 보인다. 이 공식은 도심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리조트에서도 풍성한 블랙 드레스를, 혹은 짧은 팬츠에 블랙 리넨 셔츠를 입어보자. 누구보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해 보일 것이다.
여름의 끝에서, 올 블랙이야말로 시크함을 가장 손쉽고 감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선택이 되어줄 것이다.
흐르는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밥상엔 무엇이 오를까. KBS 1TV <한국인의 밥상> 28일 방송은 강이 건네는 귀한 먹거리를 소개한다.
경기 연천의 이형배씨(67)는 42년차 어부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곳에 쳐둔 그물을 걷어 올리면 굵직한 자연산 장어와 쏘가리, 참게가 보인다. 아내 이화섭씨(61)는 민물에서 잡은 생물을 아낌없이 넣은 매운탕을 끓인다. 생선으로 뽀얀 국물을 내어 끓인 ‘어수제비’도 일품이다.
전남 영광의 물돌이마을은 50여년 전 간척으로 넓은 논이 조성되면서 민물 와탄천과 서해 바닷물이 마을을 각각 감싸며 만나게 됐다. 이장 김복숙씨(71)는 와탄천 지류 통발에서 붕어를, 갯벌 구멍에서 농게를 잡아낸다. 농게볶음은 특히 아이들 반찬으로 인기다.
경기 여주의 김태환씨(46) 부모님 댁에서는 남한강 지류에서 잡은 메기와 말조개로 마을 잔칫상을 차린다. 고구마 줄기를 양념에 무치고 메기를 올려 쪄내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이들은 이웃, 친지와 음식을 나누며 고된 하루를 털어낸다. 오후 7시40분 방송.
태극마크를 잠시 뺏긴 황희찬(29·울버햄프턴·사진)이 재도약을 준비할 기회를 맞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프턴은 27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3-2로 꺾었다.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35분 사샤 칼라이지치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황희찬이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2월 블랙번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햄스트링을 다쳐 교체된 뒤 오랜 기간 결장한 황희찬은 부상을 털고 돌아온 뒤에는 줄곧 벤치 멤버로 기용됐다. 결국 2024~2025시즌을 2골로 마쳐야 했다.
황희찬은 불과 이틀 전 축구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5일 9월 A매치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황희찬 대신 꾸준히 경기를 뛰는 정상빈(세인트루이스 시티)을 선발했다. 축구대표팀의 에이스였던 황희찬이 제외된 것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1년 남은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고 활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 시점에 황희찬이 다시 소속팀에서 기회를 얻게 됐다. 울버햄프턴의 핵심 전력인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의 이적 가능성 때문이다. 라르센은 지난 시즌 EPL 35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면서 주전을 꿰찬 골잡이다.
울버햄프턴은 라르센과 2029년까지 계약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라르센에게 접근하자 울버햄프턴은 이적 가능성을 검토하던 황희찬의 잔류를 결정지었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황희찬 임대 제안을 거부했다.
라르센이 떠난다면 황희찬이 다시 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이 이날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골잡이로 선발 출전한 것도 라르센의 이탈을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황희찬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입지를 되찾으려면 경기력 회복이 시급하다.
황희찬은 이날 전반 43분 팀 동료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얻어낸 페널티킥(PK)을 차면서 첫 득점 기회를 얻었으나 오른발슛이 골대를 맞히며 고개를 숙였다. 호드리구 고메스가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선제골로 연결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울버햄프턴은 1-2로 끌려가던 후반 37분과 39분 라르센의 멀티골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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